3rd Year:

"동우야?"
"어, 나야."
"어두운 데 왜 그러고 앉아 있어."
"불빛이 너무 눈이 부셔서... 왜 나왔어?"
"잠이 안 와서... 그러는 넌?"
"나도... 아직도 막 심장이 떨려서..."
"나도 그래..."
"결국 우리가 했네, 1위."
"그러게."
"그것도 네가 만든 곡으로. 진짜 자랑스러워."
"다 네 덕분이야."
"내가 뭐 한 게 있다고..."
"네가 나한테 이렇게 힘주고, 응원해주고, 도와주고, 든든하게 받쳐주니까, 내가 쓰고 싶은 곡 쓸 수 있고 하고 싶은 음악 할 수 있는 거야. 너한테 정말 고마워."
"그거야 다 당연히 내가 해야 하는 거고. 네가 잘해서, 좋은 노래 만들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거잖아. 지금까지 우리 노래 중에 제일 우리 색이 잘 보여지는 노래니까, 다 그만큼 좋아해 준 거고."
"그래도..."
"진영아, 우리 이러다 밤 새겠다."
"하하, 그러게."
"내일 아침부터 스케줄 있잖아. 이만 들어가서 자자."
"응. 잘 자, 동우야."
"진영아."
"응?"
"너 정말 최고야."





"동우야, 혼자 어디 갔었어? 찾았잖아."
"그냥 요 앞에."
"앞에 어디?"
"왜 찾았는데?"
"그냥... 너 뭐 기분 안 좋은 일 있어?"
"아니? 왜?"
"그런데 표정이 왜 그래?"
"아냐, 아무것도."
"동우야."
"아, 너 드라마 봤어. 연기 진짜 자연스럽더라. 난 그렇게 못 했는데, 넌 역시 뭐든 잘 하네."
"동우야, 왜 그러는데? 말을 해 줘야 알 거 아냐."
"그냥... 좀... 그렇더라고."
"뭐가?"
"왜, 너 드라마에서 같이 나오는 그..."
"아... 뭐야, 너 질투하는 거야?"
"그런 거 아냐."
"다 연기잖아. 귀여워, 그런 걸로 질투나 하고."
"그런 거 아니라니까."
"동우야..."
"그냥... 너랑 잘 어울리더라고. 역시 남자는 여자랑 같이 있어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그냥... 좀 그랬어. 그게 다야. 신경쓰지 마."
"동우야, 내가 좋아하는 건 너야."
"그래도, 어디 가서 말도 못하고, 혹시 누가 알까 봐 마음졸여야 하고, 그게 좀... 그냥, 우울하네."
"동우야..."
"나 좀 바람쐬러 나갈게."
"너 방금 막 들어왔잖아. 나 조금 있으면 촬영 나가야 돼. 조금만 더 같이 있어주면 안 돼?"
"오늘은 그냥... 혼자 있고 싶어. 미안해."





"오늘도야?"
"미안해. 지금 쓰는 곡이 막혀서... 너도 알잖아."
"그래도, 지금 몇 번째야, 약속 깨는 게?"
"나도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잖아. 동우야, 조금만 이해해 줘."
"됐어, 신경쓰지 마."
"동우야... 그렇게 말하지 마."
"그럼 어떻게 말해? 너, 정말 이기적인 거 알아?"
"내가? 내가 이기적이라고? 지금 나 혼자 좋자고 며칠째 잠도 못자고 작업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그래, 앨범 준비도 좋고, 곡 작업도 좋아. 그래도 넌 요즘 날 너무 생각 안 해 주잖아. 나랑 한 약속은 너무 쉽게 깨버리잖아. 너한테 난 도대체 뭐야?"
"우리 팀 위해서 하는 일이잖아. 결국 너랑 나, 우리를 위해서 하는 일이잖아."
"그 우리가 있기는 해? 네 얼굴 제대로 본 게 언젠지 기억도 안 나. 하다못해 너랑 단둘이 이십 분, 아니, 십 분이라도 얘기를 나눈 기억도 까마득해. 알아?"
"동우야, 제발. 나 지금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 너까지 이러지 마."
"그래, 너 피곤하고 힘든데 나까지 더 힘들게 하면 안되지. 그래, 됐어. 관두자."
"동우야..."
"많은 거 바라는 거 아냐. 우리 팀 위해 네가 얼마나 고생하는지, 얼마나 희생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어. 매일매일 나만 보고 살라는 거 아니잖아. 그냥, 가끔, 아주 가끔이라도 날 조금은 생각해 달라는 건데, 요즘 네 머릿속엔 내 자리가 없어. 그래서, 다른 곳에서라도 내 자리 찾아보려고."
"그게 무슨 말이야?"
"끝내자고, 여기서. 그게 서로를 위해 좋을 거 같아."
"동우야, 이러지 마, 제발. 내 상황 네가 제일 잘 알잖아. 네가 날 이해 못 해주면 누가 날 이해해?"
"지금까지 널 이해하려고 노력 많이 했어. 그런데, 역시, 난 잘 모르겠어. 나한텐 네가 제일 중요한데, 너한텐 그게 아니잖아. 그게, 이제 힘들어."
"동우야..."
"걱정 마. 우리 처음 시작할 때 약속했듯이, 우리 사이가 어떻게 돼도 내가 네 동료, 친구인 건 변하지 않으니까. 활동엔 지장 안 가게 열심히 잘 할게."
"그런 게 아니라... 동우야, 가지마."
"곡 작업 마저 해. 그게 지금은 제일 중요한 거니까."
"동우야..."





"지금 들어와?"
"응. 넌 아직 안 잤어?"
"그냥, 좀... 잠이 안 와서."
"그래... 그럼 쉬어."
"동우야."
"왜?"
"네 노래... 정말 좋아."
"아... 뭐, 그래. 고마워."
"특히 '서울'은 진짜 맘에 들어."
"뭐, 프로듀서가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네."
"그런 뜻으로 한 말 아닌 거 알잖아."
"내가 어떻게 알아,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동우야."
"피곤해, 좀 자야겠어."
"아... 그래."







4th Year:

"데이트 가?"
"어, 어떻게 알았어?"
"애들이 다 알던데 뭐."
"아..."
"좋은 사람이야?"
"그냥, 뭐."
"다행이다."
"진영아, 그러지 마."
"왜, 난 네 친구잖아.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네가 그러면..."
"응?"
"아냐, 됐어. 나 갈게."
"그래."





"어? 너 왜 아직 여기에 있어?"
"그러는 너야말로, 집에 내려간 거 아냐?"
"아... 뭘 좀 놓고 가서."
"뭘 그렇게 매번 흘리고 다녀."
"그러게... 너도 집 내려가는 거 아니었어?"
"청주까지 가는 게 너무 귀찮아. 그냥 숙소에서 쉬려고."
"그래도 다시 외국 나가기 전에 부모님 얼굴이라도 뵈고 오지."
"이해해 주시겠지. 지금은 운전하기도 귀찮아."
"운전하기 귀찮은 거면 진짜 많이 피곤한가 보네. 운전하는 거 좋아하잖아."
"그것도 그렇고, 아무래도 부모님 앞에서는 안 힘든 척해야 되니까. 그게 더 피곤할 거 같아."
"그럼 너 혼자서 숙소에 있을 거야?"
"뭐, 조용하고 좋지."
"그... 데이트는 안 가?"
"뭐?"
"한참 동안 못 봤잖아."
"걔랑 헤어진 게 언젠데."
"그래?"
"앨범 활동 시작하기 전이니까, 몇 달 된 거 같은데?"
"그랬구나... 몰랐어."
"뭐 자랑할 일도 아니고..."
"왜... 헤어졌는지 물어봐도 돼?"
"귀찮아서."
"귀찮아서?"
"그냥, 다 귀찮더라고."
"아..."
"너 집에 안 가? 지금 안 가면 차 막힐 텐데."
"갑자기 배고파져서. 뭐 좀 먹고 갈까 봐. 넌 배 안 고파?"
"그러고 보니 배 고픈거 같기도 하고..."
"뭐 시켜먹을래?"
"배달음식 지겨워. 차라리 장 봐다가 뭐라도 해 먹을까 봐."
"그럼 그럴까?"
"생각해 보니까 네가 해주는 알리오올리오도 꽤 오랫동안 못 먹어본 거 같은데."
"아, 그거 할까, 그럼?"
"해줄거야?"
"응. 해줄게."







5th Year:

"와, 아직도 심장 떨리는 것 같아."
"그러니까.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올 줄은 몰랐어."
"그러니까. 진짜 오랜만에 컴백이라 걱정 많이 했는데..."
"잠깐만, 진영아."
"응?"
"머리에 뭐가 묻어서. 이제 됐어."
"아, 응. 고마워."
"왜 그렇게 놀라? 방에 애들 있는데 내가 여기서 덮치기라도 할까 봐?"
"너 옛날엔 그랬었잖아."
"그것도 다 혈기왕성할 때 얘기지..."
"뭐야, 할아버지도 아니고."
"그땐 어떻게 그랬는지 모르겠어. 걸릴까 봐 마음졸이고, 조마조마하고, 아, 이젠 진짜 못 할 거 같아."
"흠..."
"왜?"
"아냐."
"왜 그러는데?"
"그냥... 좀 서운해."
"뭐가?"
"사랑이 식었어."
"그게 무슨 말이야. 그냥, 옛날같이 앞뒤 안 재고 달려들 나이는 아니란 거지."
"그래도... 우리 다시 만난지도 꽤 됐는데, 같이 보낸 시간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야."
"그야... 앨범 준비에, 뭐에, 바빴으니까."
"아니야... 사랑이 식었어."
"뭐, 지금 여기서 덮쳐줘?"
"됐어. 그러고 싶지도 않으면서."
"그런 거 아닌 거 알잖아. 그렇게 서둘지 않고, 마음졸이지 않고, 그러고 싶어."
"항상 애들이 같이 있는데 어떻게 그래."
"그래서 말인데, 진영아."
"응?"
"우리... 숙소 생활 그만하자고 애들한테 말해보려고."
"숙소 생활을... 그만둔다고?"
"왜 놀라? 언젠가 그럴 거라는 거 알고 있었잖아."
"그래도... 그냥, 좀 갑작스러워서."
"우리 다 따로 살면 눈치 안 보고 너네 집, 아니면 내 집에서 만나면 되잖아."
"아... 다 따로 살자고..."
"뭐야, 너, 내가 같이 살자고 할거라고 생각한 거야?"
"그게 아니라... 네가 옛날에 같이 살자고 그랬었잖아."
"내가?"
"와, 너 기억 안나? 나중에 집 사서 같이 살자고 그랬잖아."
"그랬었나?"
"치, 완전 까먹고 있었구나?"
"그야 뭐... 너랑 나랑 둘이 살면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겠어."
"그래... 사랑이 식었어."
"진영아..."
"아냐, 네 말이 맞아. 그냥, 우리가 너무 현실적이 되어서 그게 좀 슬퍼서 그래."
"이제 어른이니까. 현실적으로 생각해야지."
"그러게..."
"따로 살아도, 다른 애들 눈치 안 보고 만날 수 있으니 좋잖아. 안 그래?"
"응, 좋아."
"진영아, 삐친 거 아니지?"
"안 삐쳤어."
"지금은 어려워도, 내가 나중엔 진짜 너 호강시켜 줄게."
"어? 그건 기억하네?"
"당연하지."
"뭐야, 아깐 그럼 장난친 거야?"
"당연히 장난친 거지. 내가 너한테 한 약속을 하나라도 까먹었을까 봐?"







6th Year:

"벌써 5주년이라니, 시간 참 빨리 간다."
"그러게. 널 처음 본 게 엊그제 같은데."
"진영아, 너무 할아버지 같은 말이다."
"너까지 놀릴 거야?"
"놀리는 거 아냐. 귀여워서 그래. 넌 왜 해가 갈수록 귀여워져?"
"뭐야, 정말. 근데 너 머리 그렇게 하니까 옛날 생각 나."
"그땐 이거보다 더 짧지 않았나?"
"그랬나? 어쨌든, 너 머리 자르니까 너무 멋있어졌어."
"그러고 보니 너한테 그런 말을 들은 기억이 나는 것도 같고..."
"너 멋있는 모습은 나만 알고 있으려고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다 알아도 상관없지. 난 네 건데."
"넌 어떻게 해가 갈수록 능글맞아져?"
"좀... 그랬나? 싫었어?"
"내가 너한테 싫다고 한 적 있어?"





"자?"
"아니."
"동우야, 우리 헤어지자."
"그럴까?"
"오늘, 아니, 내일 아침에 헤어져서, 다음주 화요일 쯤에 화해하고, 밤새 사랑나누자."
"진영아, 심심해?"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요즘 우리가 너무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아."
"몇 달 동안 쉴 새 없이 달리다 겨우 휴가 받아서, 여행 갔다가 돌아오자마자 만나서 같이 영화 보고, 맛있는 것도 해 먹고, 바로 전까지 몇 번을 했는데, 아무것도 안 했다고?"
"그러니까 내 말은... 예전처럼 격하게 싸우고, 화해하고, 사랑하고, 그러지 않는 것 같아서 그래."
"난 지금이 더 좋은 거 같은데..."
"아니, 뭐, 지금도 좋아. 그래도 예전같지 않잖아."
"그래서 더 좋지 않아? 서로 잘 아니까 부딪칠 일도 없고, 상처 줄 일도, 상처 받을 일도 없고, 원만히 사랑할 수 있는 게 난 참 좋은데..."
"그냥... 우리... 왠지 너무 노부부 같지 않아?"
"하하하, 노부부가 뭐야."
"좀 그래... 권태기인가?"
"뭐, 이제 7, 8년 됐으니 그럴 때도 됐지."
"넌 내가 권태기라는데 아무렇지도 않아?"
"진영아, 우리 좀 자고, 내일 마저 얘기하자. 나 너무 졸려."
"그래, 자라, 자."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맛있는 거 해 먹고, 연습 가기 전에..."
"됐어. 그냥 자."
"미국에서 사온 선물 줄게."
"어, 사왔어?"
"당연히 사왔지. 아까 주려고 했는데 집에 오니까 정신이 없어서..."
"뭔데?"
"내일 줄 거니까, 그때까지 기다려 봐."
"우응, 그러지 말고 말해줘."
"진영아, 제발 좀 자자, 응? 진짜 내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줄게."
"그래, 알았어."
"이리와."
"나, 너 빨간 머리 너무 좋아."
"네가 그 말 해서 지금 몇 달째 못 바꾸고 있잖아. 뮤지컬 시작하면 염색해야 될 거 같아."
"아쉽다. 이 머리 진짜 너무 예쁜데."
"뭐,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진영아, 나 좀 제발 자게 해주라."
"나 잠이 안 와."
"하... 너, 선물 주면 진짜 나 자게 해줄 거야?"
"오, 지금 줄 거야?"
"저쪽에 두 번째 서랍."
"네가 일어나서 줘."
"지금 눈도 안 떠져. 그냥 네가 가져가."
"치, 싫어. 그냥 내일 받을래."
"그래, 그럼 지금은 자자."
"그냥 뭔지 말만 해주면 안 돼?"
"안 되겠다. 너 이리와. 내가 아주 제대로 재워줄게."
"읏, 동우야..."







7th Year:

...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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